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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무라카미 하루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레이21 2022. 3. 19. 23:25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있다. 하루키에게 달리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는 왜 그렇게 뛸까?라는 의문들이 책을 읽으며 점차 그렇구나, 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단계를 밟고 있다. 아직 완독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읽은 부분의 책갈피로 작성해본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5324631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키를 세계적 작가로 키운 건 마라톤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축으로 한 문학과 인생의 회고록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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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매일 계속해서 달린다는 것과 의지의 강약과의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는 느낌마저 든다. 내가 이렇게 해서 20년 이상 계속 달릴 수 있는 것은, 결국 달리는 일이 성격에 맞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좋아하는 것은 자연히 계속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계속할 수 없게 되어있다. 거기에는 의지와 같은 것도 조금은 관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 해도, 아무리 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오래 계속 할 수는 없다. 설령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오히려 몸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p73)

아무리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도, 결국은 똑같은 일의 반복인 것이다.
그렇지, 어떤 종류의 프로세스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변경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프로세스와 어느 모로나 공존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집요한 반복에 의해 자신을 변형시키고 (혹은 일그러뜨려서), 그 프로세스를 자신의 인격의 일부로서 수용할 수 밖에 없다. (p.107)

나 자신에 관해 말한다면, 나는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자연스럽게, 육체적으로, 그리고 실무적으로. ... 오히려 '설령 오래 살지 않아도 좋으니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은 온전한 인생을 보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달리고 있는 사람이 수적으로 훨씬 많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든다.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것의(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는 글쓰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의견에는 아마도 많은 러너가 찬성해줄 것으로 믿는다.(p.127~8)

 

달리는 일이 성격에 맞기 때문이라니, 이보다 명확할 수 있을까! 소설로만 만나봤던 하루키의 인생을 바라보는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것 같다. 아직 내 인생에서 달리기가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규정되기 전인 지금, 나에게도 달리기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려나, 궁금해진다. 나머지 부분도 차근차근 읽어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