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상반기에 겪은 힘든 일(1)

레이21 2022. 4. 3. 17:19

돌이켜보니 참 정신없게만 평일을 보내온 것 같다. 다행히 짧게 글을 쓰거나 감정 일지를 써서 그날의 감정, 일들을 남기긴 했지만 좀 더 고민하고 더 털어 놓았으면 좋았을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오전에 본 드로우앤드류 영상이, 최근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이슈를 떠오르게 해서 같이 엮어서 오늘의 글쓰기로 써보려고 한다. 

 

사실은, 최근 상당히 스트레스 받는 사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상사가 퇴근하고 나서 집에 있을 때 전화를 거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얘기를 하다가, 초반부가 지나면 본인의 힘듬에 대해 토로하는 이야기로 쭉 이어졌는데, 이 전화를 한번 받기 시작한 후, 어느 순간부터 주 1-2회 동안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 계속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몇 번 안 받아으면 다시 전화가 걸려오고, 받기 시작하면 1시간은 기본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졌다. 왜냐하면 통화의 내용이 모두 회사에서의 본인이 힘듬을 토로하는 이야기 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다만 몇 번의 통화를 반복한 결과, 똑같은 굴레의 이야기고, 그리고 내가 아는 회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까지 듣고있어야하지?라는 생각까지 들었고, 무엇보다 해결책은 없었다. 나는 전문 상담사도 아닌데, 이야기를 통해 나 또한 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전화 오는 것 자체에 어마어마한 강도의 스트레스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말에는 통화할 시간이 없으니 회사에서 보자고 얘기했고, 다음주에 이 일에 대해서 내 생각을 말했다. 그 이후로는 따로 전화가 걸려오진 않았으나, 도대체 내가 겪은 이 일은 무엇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 신경쓰고 있다는 것은 업무를 하면서 내내 느껴졌다.)

우선, 살면서 이런 류의 상사를 만나본 적 없어서 참 당황스러웠다. 나이 차이가 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힘듬을 이렇게까지 사적인 영역을 크게 침범하면서까지 말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나 외에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미 통화를 시도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부하 직원이 아닌 전문 상담을 받았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까지는 나는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다. 그 영역까지는 적어도 내가 조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 같다. 

그리고 솔직히 후회가 된다. 이 사람의 감정에 나도 휘말린것 같고, 나 역시 이사람에게 말했던 나의 생각들이 있는데, 나한테 남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사람한테 내 이야기를 안 할리가 없다. 여전히 이해를 해보려고 했으나, 여전히 나는 그 분을 이해할 수 없다. 

어찌되었든, 참으로 힘겨운 시간이었다. 이 사건이 시작된 이후부터 '사람' 스트레스의 비중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머리가 복잡하다. 원래는 안정적으로 환승 이직을 준비하는게 목표지만, 하도 스트레스가 쌓여서, 이제는 다 때려치우고 그냥 쉬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럼에도, 일단은 이직 준비를 해볼 수 있는 현재에서 우선은 도전해보고 다시 생각하는게 순서상 맞을 것 같다. 4월에는 이 부분을 목표로 잡아두려고 한다. 4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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