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시간에 시달리는 사람들

레이21 2022. 3. 23. 21:41

오늘은 평소보다 생생한 꿈을 꾸었다. 그래서 아침에 메모를 끄적이고 나와서, 다시 저녁에 복기해보는 글쓰기.

꿈에서 만난 사람들은, 최근에 봤던 다른 부서의 회사 사람들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공간에 모여있었고, 나도 모르는 회의가 언제 잡혔나-생각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 일 얘기는 아닌(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 무언가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었다. 뭔가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느긋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그리고 내가 의식하지 못한 순간 다른 장소로 변경, 혈육과 모르는 사람이 등장했다. 한옥 같은 따뜻한 느낌이 감도는 실내, 바깥에는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던 것 같다. 그 공간에서 혈육과 어떤 여자분이 책을 보며 열심히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대화에 끼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대화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깨고 나서야 뭔가 이산한 꿈이었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에 짧게 기록을 해두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 퇴근하고 돌아와 글을 쓰는 지금, 오늘 꾼 꿈의 파편들이 떠올라서 상세히 작성하고, 이 꿈을 해석하면 어떤 것일까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꿈으로 바로 나타나는 편인데 현재 내 상태에서 어떤 지점이 꿈으로 나타난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우선 최근에, 일 관련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 그 중 하나가 일정에 쫓긴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던 ASAP, 혹은 더 빨리 빨리 모드로 진행되다 보니 내/외부에 스케쥴 체크하는 등의 업무가 있었다. 잠깐 멈추고 생각할 틈도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일로 인해 마음이 항상 긴장 모드였다.

'바쁨'이라는 키워드로 돌아보니, 꿈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일명 '시간에 시달리는 사람들'이었다. 꿈에 나왔던 회사 사람들은 일정에 시달리는(?) 부서의 사람들이었고, 혈육 역시 공부 등으로 매일매일을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오늘 내 꿈에 나오는 사람들은, 적어도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급한 일정에 쫓기지 않고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고, 무엇보다 한결 마음이 편해보였다. 

나 역시 시간에 시달린 사람 중 하나였다. 꿈을 돌이켜보며 '지금의 나'를 돌아본다. 최근 여러모로 에너지를 뺏기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고, 빠져나올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지금. 나는 어쩌면 시간에 시달리고 싶지 않은 욕망이 있던 것 같다. 

그래서 억지로, 의식적으로라도 그 '업무 공간'에서 떨어지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잠깐 바람 쐬러 나가서 음료도 사먹고, 잠깐 산책도 하고. 어짜피 돌아와서 일을 해야해도 조금 그런 '느긋한 순간'들이 나에게 필요한 것 같다. 아마 오늘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이상한 꿈이네!'하고 넘어갔을 꿈이었을수도 있겠지. 오늘의 글쓰기로 인해 현재의 나를 돌아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오늘의 글쓰기 끝.

 

 

https://www.youtube.com/watch?v=R9At2ICm4L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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