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좋아하세요?
20대 초반 대학생 때 여름 방학 때 집 근처에 있던 센터에서 요가 수업을 등록하여 다닌 적이 있다. 할머니가 진행하는 요가 수업이었는데, 스트레칭과 호흡에 집중하는 수업이었다.(지금 생각해보면 명상, 생각을 비우는 훈련 중 하나를 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들었던 요가 수업의 느낀점은, '요가는 땀이 나지 않는 운동이구나'라는 점이었다. 스트레칭에 가까운, 몸을 부드럽게 만드는 동작 위주로 진행되었던 수업이었고, 여름 방학이 끝나고 다시 수업을 등록하지 않은 채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는 동안 요가라는 존재를 잊어버리다가, 이직한 회사에 다니면서 살이 점차 쪄가기 시작했다. 첫 회사에서는 스트레스로 살이 빠졌었는데 회사를 옮기고 난 후 살이 찌다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 마침 집 근처를 지나다가 새로 생긴 요가학원이 보여서 무작정 들어가서 등록을 했다. 2019년도 여름과 가을 사이 어느 날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요가는 참 다양한 동작, 용어가 있구나를 알게되었다. 아쉬탕가, 인요가, 하타요가 등, 사실 지금도 정확하게 각 이름별 차이는 모르지만, 그래도 요가에 나오는 용어는 점차 익숙해졌다. 나마스테, 차투랑가, 업도, 다운독 등등. 요가 학원에서 특이한 점은 항상 모든 클래스가 끝나고 나서 누워서 쉬는 동작이었는데, 사바아사나 라고 번역하면 '시체자세'라는 무서운 이름이지만, 온 몸에 힘을 빼고 호흡을 하며 움직였던 몸을 푸는 마지막 동작이다. 대부분은 힘들어서 아무 생각이 안 들 때가 많은데,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 현재 내 호흡 상태가 어떤지를 그 순간만큼은 더 섬세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조금 힘들었던 요가 수업의 사바아사나 때 누가 코를 골며 잠이 들어서 편안하게 호흡을 가다듬다가 그만 웃어버린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필라테스는 내 몸의 삐뚤어진 부분을 고친다, 살을 뺀다 - 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요가는 좀 더 내 몸에 집중하여, 나의 육체를 직시하고 명상과 함께 생각을 흘려보내는, 일종의 훈련 같다. 운동을 가장한 나라는 존재의 육체/정신 훈련이라니, 이렇게 보니 꽤 멋진 것 같다.
어쨌든, 요가는 그렇게 나의 삶에 다가왔고 주 2-3회를 4개월 가량 다니다가, 잠깐 그만뒀었는데 그 이후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그 요가학원으로돌아가지 못했다. 한동안 홈트레이닝 - 유튜브 필라테스를 따라하다가, 다시 요가를 하기 시작했는데,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데 좋은 루틴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돌이켜보니 인생에 요가와 함께 했던 순간들이 많았어서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유튜브를 통해 집에서도 수련이 가능하고, 요가를 통해서 그날의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푸는 것 같아서 다시 꾸준히 요가를 수련해보고자 한다.
최근 생각이 많아지다가, 흘려보냈다가, 다시 많아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매몰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어느순간 매몰된 나자신을 발견하는 순간들이 자주 일어난다. 이것도 지나가리라, 나중에는 좀 더 의연하게 받아들이리라 - 라고 생각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며 반성하고 다시 생각을 다잡곤 한다. 나에게 들어오는 많은 것들을 그저 흘려보내기 - 컨트롤이 가능한 나의 육체, 그리고 정신에 집중하기 - 이러한 부분은 요가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 주제로 '좋아하세요' 시리즈를 이어가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왜 좋아하는지, 어떤 면이 좋은지 그리고 현재 내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 더 나아가서 누군가에게 '나도 00를 해볼까?'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면 더욱 금상첨화일테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내 일상에서, 그리고 누군가의 일상에서 힘이 된다면, 그 날은 참 기분좋게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은 현재에 집중 하기, 요가할 때처럼 다른 생각하지 않고 그 순간의 현재에만 집중하기, 가끔 잊어버리지만, 다시금 되새기며 계속 나를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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