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발견 공간

2021 퍼스널 디스패치

레이21 2021. 12. 18. 23:29

2021년 정리 두 번째 글쓰기, 이번엔 올해 겪은 여러 사건을 통해서, 정말 생각의 뿌리에 있는 생각들이 바뀐 몇 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 사건을 통해서 개인적인 어려움, 그리고 힘듬이 있었지만 -  그 과정을 통해 '분명' 변화한 스스로가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나에게 영향을 크게 끼친 2가지에 대해서 작성해보려고 한다.

 

1. 수술 / 병원 경험 - 건강하지 않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작년 건강 검진 때 받은 진료를 재검진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문제 진단을 위해 대학 병원으로 가게되었다. 이 나이에 대학 병원이라니. 몇 차례의 검사 끝에 수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수술날짜를 빠르게 잡았고, 생전 처음 겪는 수술과 그 후유증으로 한 달 넘게 고생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정말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다'라는 불변의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간 여러 고민들을 했었지만, 그 고민의 베이스 자체가 '건강한 몸'을 기준으로 했었기에, 번개가 치듯이 내 생각의 토대를 흔들 만큼 강렬한 경험이었다.

최근 '운동', '건강'을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잡고,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향으로 보기위해 시도하고 있다. 혼자 하면 못 하기에 함께 하려고 하고, 다른 누군가를 아닌 '나'를 위하자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12월 처음으로 러닝에 도전해보고 있다. 집에서 하는 운동도 좋지만 바깥 공기를 쐬고, 힘들지만 결국에 개운함, 뿌듯함, 그리고 더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갖게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중 하나가 러닝이라는 점이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코치님이 조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이 것이다.

러닝, 수영 같은 운동을 통해서 여러 힘듬을 스스로 이겨내고, 그 경험을 발판으로 현실에서의 어려움도 좀 더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다고. 정말, 현생에서 겪는 힘듬을, 운동을 통해서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의 내가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이것 쯤이야'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근육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나에게 그 근육이 필요하기에, 중도 포기하지말고 이어나가야지. 

 

2. 외부의 도움 받기(상담, 코칭) - 어둠 속에서 랜턴을 건네주는 도움들

나는 어려움이 생기면, 주로 동굴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타입이다. 그때 그때 마다 닥치는, 처음 겪어보는 어려움을, 주로 혼자 끙끙 앓았다. 그리고 혼자 판단 하고, 더 나은 선택이 있었는지에 대해 고려하기 보다는, 조금은 충동적인 선택을 했었다. 하지만 결국 문제는 똑같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외부의 도움을 빌려보았다. 전문 상담가를 만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서 온라인 전화 상담을 진행했고, 응어리를 쏟아내서 그런지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나의 상황을 외부의 전문가가 객관적으로 진단해주고, 나의 상황에 대한 공감과 현재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좀 더 명확한 언어로 표현을 해주었다. 듣고보니 아, 정말 나는 그렇게 스스로 받아들였네 - 라고 하며 내가 가진 다른 모습을 마치 거울로 보듯이 바라볼 수 있었다. 한 번 뿐인 경험으로, 나는 큰 위로와 내가 몰랐던 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건강한 몸 습관 만들기 모임에서 코치님과 전화 코칭을 하며 - 왜 내가 이 모임에 들었는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대화를 했다. 부담을 갖지 않고 현재 나의 페이스에 맞게 도전해갈 수 있도록 체크해주었고 - 분명 내가 혼자였더라면 못 했을 도전들을 몇 차례 성공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성공 경험을 통해서 갑자기 멋진 몸과 강철 멘탈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니지만,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성취감, 그리고 쭉 해나가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는 것을 내 안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내가 나의 인생의 항해자이지만, 이미 그 항해를 해본 사람들의 조언, 그리고 도움을 받음으로써 좀 더 시행착오를 줄이고 이상한 방향으로 가지 않겠구나. 그리고 처음에는 과거에 했던 여러 선택들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그걸 그때 그렇게 하지 말걸, 그 시간에 다른 걸 할걸, 너무 시간을 날려먹었네 등등.. 하지만 이제는 과거에 매몰되지 않고 앞을 바라보고, 그 과정에서 궁금하거나 조언이 필요한 부분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서 좀 더 굳건한 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러한 결론은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게 느껴진다. 

 

2021년을 돌이켜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미숙한 내가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성장한 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하나가 더 소중하다고,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그 모두가 나이기에. 스스로를 아껴주고 알아주고, 그리고 이끌어줘야하는 건 결국 나이기에.

그래서 올 해의 경험을 통해서, 나를 더 사랑하고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뿌리를 내렸다. 어쩌면 나를 사랑하는건 나무를 키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여러 영양분과 햇빛, 그리고 사랑을 통해서 조금씩 자라나는 것처럼. 아마, 여전히 쉽지는 않을 것이고 오히려 더 큰 힘듬이 닥칠 수 있다. 그 힘듬을 통해 단지 고통 뿐만 아니라, 더 성장한 '나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어야겠다. 강력한 바람은 오히려 더 나무의 뿌리를 깊게 내리게 해준다는 것을, 앞으로는 잊지 않기를.

올해가 지나고 새해가 와도, 나는 나만의 작은 나무를 키워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