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발견 공간

달려라, 인생아! 3개월 달리기 로그

레이21 2022. 2. 19. 23:44

건강한 습관 만들기 모임 코치님의 제안으로, 12월부터 주 1회 진행하고 있는 작은 도전이 하나 있다. 바로 '달리기'다. 학창시절에도 달리기가 싫었던 내가 달리기를 시작하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오늘의 글쓰기는 러닝을 시작하고 현재의 나의 달리기 하이라이트 기록, 그리고 달리기로 인해 변화한 내 생각에 관해 짧게 써보고자 한다.

가장 추운 계절에 시작한 러닝/달리기 

 정말로 우연히도, 코치님의 제안으로 무작정 러닝을 시작했다. 그런데 사실, 러닝을 겨울에 시작하는건 쉽지 않다고 한다. (나중에야 코치님이 말해준 진실이었다) 돌이켜보니, 겨울 달리기가 어려운 이유는 일명 '현관령' 인것 같다. 패딩을 입은 사람들 사이로 여러 겹의 옷을 껴입고 경량 패딩을 걸쳐입은 사람을 뚫고 운동장에 도착하는 것, 추우니 집콕하고 싶은 마음을 떨쳐내고 나가는 것이 제일 쉽지 않았다. 그렇게 난코스(?)를 뚫고 무작정 시작한 달리기를 - 12월부터 현재 2월까지, 약 3개월을 아직까지 달리고 있는 것이다. (역시 시작할 때는 생각이 아닌 행동을 먼저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런린이를 도와주는 러닝앱 - 런데이 

나의 경우, 러닝을 시작할 때 핸드폰으로 앱을 하나 실행하는데, 바로 '런데이'라는 어플이다. 런데이는 앱스토어에 '러닝' 치면 나오는 수많은 앱 중 하나인데, 런데이는 특히 처음 러닝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많이 추천 받는 앱이라고 한다.

런데이의 장점은, 러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달리기 체력'을 높여주는 30일 코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코스를 시작하면 '어라, 달리기 어렵지 않네?'라고 생각하면서 달리기를 좀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런데이 기준 30일 달리기 - 첫 날의 경우 <천천히 달리기 1분, 그리고 2분 걷기> 를 반복하며 23분 가량을 반복하면 끝이다.(심지어 10분은 그냥 걷기다!)

그리고 앱을 실행하면, AI 건강 코치가 달리기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고, 달릴 때는 '힘내세요~!'하면서 열심히 응원을 해준다. 그렇게 처음에는 걷는 듯 뛰는 듯 하는 시간이 지나고, 어느정도 달리기의 기초 주차가 지나면 달리기의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결국 30일 코스에서는 30분을 쉬지 않고 달리고 30일 코스가 끝이 나게 된다. 나는 현재 <천천히 달리기 3분 / 걷기 2분> 코스까지 온 상태이다.

2022년 1월, 한강 러닝 성공

주변 동네 운동장에서 주로 달리기를 했었는데, 코치님의 제안으로 1월에 처음으로 노들섬 한강 달리기를 했다. 내 인생 첫 한강 러닝이었다! 그날 워치로 결과를 확인해보니 7.8km 가량을 러닝 하는 것에 성공했는데, 몸은 정말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해냈구나'라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던 하루였다. 

코치님과 함께 러닝하며, 나의 달리기 폼을 체크하고, 현재의 러닝을하는 몸 컨디션 체크를 하는 주법 코칭도 받을 수 있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나의 달리기는 생각보다 안정적인 컨디션이라는 점(!), 그리고 내 신장에 비해 나의 케이던스*가 넓다는 점, 그래서 빠르게 지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평소에 정말 빨리 걷는다는 평가를 받고 동시에 금방 체력이 바닥나는 나의 평소 컨디션의 이유를 알게된 것이다.

*케이던스Cadence - 스텝과 스텝 사이의 소요 시간. 나의 경우 빨리 걷고 + 다리 사이 보폭을 넓게 걷고/뛰기에, 작은 신장 대비 케이던스가 크다고 했다. 

평소에 혼자 뛰어서 몰랐는데, 다른 사람과 함께 뛰니 혼자 할 때와는 다른 새로운 원동력이 생기고, 즐겁게 달릴 수 있었다. 한강 풍경을 바라보며 몸은 물론 정신까지 리프레시 하는 것만 같은 긍정적인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달리기로 달라진 작은 변화

그렇다면 3개월 간 달리기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가? 아쉽지만, 마법과도 같이 체중 5kg 감량!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발견되는 작은 변화를 기록해보면

* 예전에 헉헉 거리며 올라왔던 언덕을 조금 더 쉽게 오를 수 있게 되었고

* 몸무게가 줄어들지는 않아도, 배에 조금씩 근육이 붙는게 느껴지고(배의 군살이 조금씩 없어져 갔고)

* 급격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원래는 먹거나 화를 냈는데 -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아 뛰어야겠다'하고 무작정 나갔던 적이 있다. 정말 화가 많이 났었는데 달리고나니 그 스트레스가 풀린, 아주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다.

 

달리기를 할 때 즐겁냐고 묻는다면, 힘듬 60%, 달리다가 걸을 때 숨고를 때 안도감 20%, 오늘의 코스가 끝나면 '아 러닝 성공했다!'하는 성취감 20% 이렇게 구성되는 것 같다. 점점 달리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실 점점 힘들어지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라고 스스로 외치게 되는, 그런 작은 변화가 생겼다. 

코치님이 처음 러닝 관련해서 말씀 주신 것에서 처음에는 이해가 안되었던 문장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달려야만 알 수 있는 성취감이 있어요. 그리고 달리기를 통해서 일상 속에서 힘든 일도 '이까짓 쯤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길거에요." 달리기는, 단순히 체력 증진 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오는 여러 어려움들을 헤쳐나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달리기는 어떻게 보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 단련에도 도움이 되는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전히, 일상 속에서 항상 파도가 치면 지는 일이 부지기수이지만, 그래도 '그래 이까짓쯤이야!'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그날이 올때까지, 계속 달리기로 단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나는 현재 평균 주1회 달린다. 횟수를 점차 늘리고, 나중에는 앱 없이도 자유롭게 달리는 경지까지 순차적으로 올라가고 싶다. 조금 더 달리기 레벨이 올라가면 오프라인 러닝 클럽도 조금씩 활동하고, 그리고, 정말 이번 생에 없다고 생각한 마라톤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리고 아직 나는 봄/여름/가을의 달리기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것!

여전히 달리기는 도전이다. 그런데 잘하지는 못해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 나에게 생긴 긍정적인 시그널 중 하나인 것 같다. 처음으로 나를 위한 러닝화도 구입했다. 내일 나를 위한 러닝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의 글쓰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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