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감정/마음 근육 기르기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레이21 2020. 10. 18. 15:30

#1 : 감정 컨트롤은 처음이라

 

어른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능력이라고 생각 했던 것들 중, 

상위권에 드는 것은 바로 '감정 컨트롤'이었다.

 

사회 초년생 시기에 가장 괴로웠던 점은, 수백 번의 감정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었다.

취업 하기 직전까지, 내 쓸모를 인정받는 방법은 오직 취업이라고 생각했다.

취준 당시만 하더라도 '정규직만 되면 더 이상 스트레스 없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웬열.

문을 열면 또 다시 문이 있고, 새로운 난관이 기다리는 법이었다.

 

겨우 취직하고 돈을 벌기 시작하더니, 감정 롤러코스터 급행열차가 출발하게 되었다. 

업무 하면서 어려운 점은 상사에게 물어볼 수 있는 '막내'라는 방패막이 있었지만,

다소 수직적인 체계 내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눈치를 보고,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루종일 많은 업무를 비롯해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고, 집에 오면 뻗기 일쑤였고,

무엇보다 내 마음 속에는 슬픔을 비롯한 분노, 짜증남, 억울함 등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남들 앞에서 내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에,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시도 했고, 그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소비였다.

평일에 겪는 스트레스를 타파하기 위해 좋아하는 음식, 옷, 비싼 용품 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마구 잡이로 구매하며, 보상 심리를 느끼고 이를 탈피 해보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최초의 구매 할 당시의 찰나의 '짜릿함'만 있을 뿐, 결국 다시 쳇바퀴로 돌아오곤 했다.

 

글을 적으며 다시 생각해보니, 이러한 순간들을 '회피'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회피해봤자 결국 잠깐 그 순간을 탈피할 뿐, 결국 같은 문제는 계속 발생했고,

그래서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하기로 했다.

#2 : 스트레스 해소법 : '체력 기르기' 도전.

 

운동은 '살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요즘.

무작정 자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는 없었기 때문에, 웹서핑을 비롯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았다.

원래 내가 즐기는 취미들은 정적인 취미가 많았기에, 가능하면 몸을 움직이는 동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고 싶었다.

 

사람들마다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었지만, 친한 친구의 권유와 영업으로, 생전 처음 배우는 무용 학원에 등록했다.

어린 시절에도 다니지 않았던 무용 학원을 성인이 되서 가려니 다소 뻘쭘한 마음이 컸고,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새로운 운동을 취미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매력적이어서 1년 넘게 새로운 취미를 즐길 수 있었다.

처음으로 근육이 발달해가는 과정을 느꼈고, 내 몸의 근육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하지만 참 아쉽게도 오후 10시, 혹은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취미를 즐기기도 어려웠고,

결국 고민 끝에 바로 이직 하기 보다는, 우선 쉬는 것을 결정하고 먼저 퇴사를 했었다.

**하지만 이 선택을 한 후, 추후에는 절대 선퇴사 후 이직하지 않기로 결심을 하긴 했다. 이 주제는 추후 따로 다뤄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이후로 또 다른 종류의 운동에 도전 했었고, 작년까지는 요가 학원을 다니다가

올해 초부터 홈트레이닝(필라테스)를 하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로 인해, 지금까지 홈트레이닝으로 하고 있다.

 

운동하면서 배우게 된 한 가지는, 운동도 사람마다 맞는 운동이 있고, 안 맞는 운동이 있는데 

그 운동을 실제로 시도해봐야 나에게 맞는지 안맞는지를 정확히 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러닝이 안 맞고, 실제로 잘 뛰지도 못한다. 지금 처럼 매트 위에서 다양한 동작들을 하는 것이 훨씬 잘 맞는다.

참 신기했다. 일이라는 것도 결국 해봐야 아는 것처럼, 운동도 똑같이 통용된다는 것이.

 

#3 회복 탄력성을 떠올리다.

 

순간 순간이 모여 하루를 만들고, 하루 하루가 모여서 한달,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그 날 하루를 정리하는 순간이 오면, 그 날 오후에 있던 괴로운 기억만 남게 된다면,

그 짧은 순간 때문에 '오늘은 힘들었어'라고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좀 더 어른 답게, 성숙하게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다가, 예전에 봤던 '회복 탄력성'이 떠올랐다.

 

'회복 탄력성'은 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시련과 실패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출처 - 위키백과

 

육체적인 근육 뿐만 아니라 마음의 근육도 똑같은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회복 탄력성' 단어는 알고 있었으나, 직장인이 되면서 이 중요성을 차츰 깨달아 가고 있는 듯 하다.

운동을 하다가 오랜 기간 쉬게 되면, 점점 근육이 풀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에 따라 면역력을 비롯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다시 근육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는 도전하는 기간도 꽤 필요하다.

회복 탄력성 자체가 부정적인 것, 실패를 겪고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마음에 달려있기 때문에

결국 그 힘든 순간에만 발휘할 게 아니라, 평소에도 계속해서 근육을 기르는 습관이 중요할 것이다.. 

 

'다정함'은 체력에서 온다고 했던가.

그 체력이라는 것은 육체 + 마음의 체력 모두 포함되고, 건강한 생각 또한 체력이 기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에 매몰되지 않고, 최소한 몸을 움직이고 스트레칭을 하고, 단걸 먹고,

집에 있는 순간에 그렇다면 설거지, 빨래를 하고. 순간에 함락당하지 않기 위해 몸을 움직이고.

조금씩 바뀌는 나를 느끼며, 좀 더 긍정적이고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 가는 내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주 글은 이번주 짬짬이 썼던 쪽글을 엮어서, 편집하는 과정을 겪었는데, 다음 부터는

짧은 쪽글이라도 조금씩 올리는 습관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