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살아있다는 것, 글쓴다는 것 - 30일 글쓰기를 마치며

레이21 2021. 8. 13. 21:29

저번 주부터 남자친구가 허리를 아파했는데, 오늘 결국 허리가 아파서 조퇴를 하고 병원에 갔다가 치료를 받고 왔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매우 놀랬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또 아플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했고, 부디 이번 치료로 한번에 낫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몇 개월이 흘러버린 나의 수술날이 떠올랐다. 아침에 수술실에 올라가서, 눈을 뜬 순간부터 고통에 시달렸던 그날을. 수술 직후 거의 한달이 넘는 시간 동안 몸을 회복했고, 또 다양한 일들을 겪었던 것 같다. 

수술 이후 조금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기존과 정말 많이, 달라졌다. 마음 속에 '지금 현재를 중요시해야한다'는 생각이 씨앗을 내려서 자라난 것 같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예측 불허한 삶 속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날을 그저 불평불만으로 보낸다면 죽음 직전 순간에 큰 후회가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수술이라는 사건을 통해서 자라난 것 같다. 

그래서 확실히 작년과 비교하면 내 외부적인 상황이 결코 안정적이지 않음에도 나의 마음은 어느정도 평온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듯 하다. 정말 롤러코스터 처럼 감정이 왔다갔다 했던 시기에는, 뭐 그렇게 불만이 많고 외부의 사건, 그리고 내가 선택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것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던 것 같다. 근데 수술을 겪고 이제 나도 어느순간 건강을 잃거나, 혹은 갑작스럽게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사건을 경험해서인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마음가짐이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어떻냐고 묻는다면, 좋다. 지금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 예전에 나만의 모토로 삼았던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자'라는 모토에 좀 더 가깝게 된 것 같다. 성장했다면 성장한 것이고, 한 걸음을 디딘 것이라면 디딘 것 같다. 그래서, 그러한 시기에 있던 와중에 썼던 30일 글쓰기는 나의 현재를 끊임없이 직시하고, 여러 도전 중 큰 물꼬를 터준 것 같아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글쓰기가 어느덧 30일 차라니! 어느덧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 새삼 신기해졌다. 올 해 가장 더운 시기를 모두 겪은 한달이었는데, 선선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글을 쓰니 감회가 새롭다. 기존 6개월 동안 일주일에 1편의 글을 쓰는 것에서 매일 조금이라도 쓰기를 도전해본 한달, 한 주에 한 편 글쓰기 보다, 하루 글쓰기를 하는 것이 내게 더 큰 용기를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훨씬 어려웠지만) 

물론 아쉽다면 아쉬운 점도 있지만, 또 다시 새로운 도전으로 함께할 것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지금보다 아쉬움이 덜하기를 바래본다. 매일 그날의 단상 혹은 그 주의 독서 서평 등, 무언가를 꾸준히 써내려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혼자 쓰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매우 감사한 일이라는 것, 글쓰기 활동을 통해서 여러 방면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어서, 일상 속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일상적으로 느낄 수 있는 행복인 '글쓰기'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 글읽기(+댓글달기), 그리고 감사함 느끼기까지, 다음 한달도 잘 부탁드립니다.

 

많은 연구는 우리가 충분히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로 '단 하나의 옳은 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직된 사고를 꼽는다.

... 쾌족으로 행복을 이해할 때 얻게되는 또 하나의 값진 깨달음은 행복이 철저하게 일상적이라는 깨달음이다. 

(쾌족 = 기분이 상쾌하고 자기 삶에 만족하는 심리 상태를 지칭)

최인철, <굿라이프>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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