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내가 바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 짧은 단상

레이21 2021. 9. 14. 07:14

현실이 마음에 안 드는 탓일까, 현 상황을 조금은 꼬아보게 되는 버릇 때문일까 - 계속 '더 나은 환경'을 생각하고 딴 생각을 하고 있다. 여기만 아니면 더 괜찮겠지, 라는 나만의 사유는 이미 너무 많이 사용해서 너덜너덜해진 카드. 물론 실제 경험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건 이미 여즉에 깨닫고 있다.

최근 스스로를 조금씩 돌아보며 내가 가진 카드를 확인해보고 있다. 조직 문화가 안 맞는건가? 그냥 아싸리 혼자 일하는게 좋을까? 근데 내가 지금 그럴 역량이 충분한가? 아직은 좀 더 돈받고 배우는 시간이 필요한 단계가 아닌가?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는 퇴사 후 새로운 자영업, 프리랜서 카드에 도전해보기엔 깡과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이 되어, 새로운 카드는 잠시 보류.

다소 안정성을 지향하는 나에게, 우선은 내가 가진 현재 카드 - 즉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안정적으로 월급과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취직을 바라보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그럼 00씨는 어떤 곳을 바라나요?'라고 묻는다면 의례 다른 사람들도 말할 법한 사실들과 나에게 중요한 기준과 해보고싶은 일을 말하곤 했다. 다 같이 목표를 모아서 달리는 일 잘하는 동료들/팀이 있고, 시장에서의 MVP가 증명된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다. 또 여러 가지를 배워서 다방면의 업무를 배워보고 싶다. 꼰대 말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등등.

그럼에도 놓치지 못한 단 하나의 '끈'이기 때문일까? 나는 현재 우선순위에 또 다시 해당 카드를 꺼내들었고, 코칭을 통해 한마디를 들었다. '00님이 원하는 회사 기준을 가진 회사는 거의 없을 거에요'. 

어쩌면 내가 내내 감추고 싶었던, 어쩌면 내 무의식 속에서는 알고도 묻어둔 것 같은 말이 딱 들려왔다. 작년만 같았어도 부정했을 그 말(그런데~로 시작하는 미사여구들.) 맞다. 거의 없는 게 아니라 사실은 없을 것이다. (그런 곳 살면서 만난다면 참 전생에 복을 쌓은 것일테다.) 인정합니다. 

그래서 다시 백 투 더 베이직, 일단 있는 곳에서 이력서 한줄이라도 쓸 현재에 조금 더 집중하기(재미가 없어도, 그게 내가 '잘하는 것'이니까 고민보다 GO), 여러 부타 설명 없다, 딱 하나만 바라는 No.1 기준을 찾아서 도전하기, 그리고 다음에는 꼭, 좀 더 규모가 있는 곳으로 가기. 내가 한 경험들이 결과 자체는 실패일지 언정, 다음 도전에서 실패할거 미리 실패하고, 다음번엔 도전 성공의 길로 간다는 것을 기억하기. 실패 끝에 배운 것들을 통해서 다시 도전해보기로 결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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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0일 글쓰기 2번째 연속 기수 도전의 마지막 날이다. 60일이라는 시간 동안 쓰고 또 쓰고, 내 안의 생각들이 글로써 남게된 시간들. 돌이켜보니 참 소중하고 감사하다. 다시 도전하는 새로운 30일 글쓰기도 새로운 생각과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글쓰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글쓰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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