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어느덧 10일 여 기간밖에 남지 않았다.
올 해는 나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매우 정적인 1년'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12월 막바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연말이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설렜던 것 같은데,
현재는 모두가 조금은 무기력하고, 우울함을 느끼는 연말을 맞이하게 된 듯 하다.
뭔가 흘러보낸듯한 올 한해를 키워드를 3가지로 꼽아보고, 그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코로나 블루 - 우울한 감정.
몇 년 전부터, 노트북의 메모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어디에도 올리지 않는 일기를 쓴다.
올 한해 동안의 하루의 감정/일과를 기록하는 일기를 보니, 감정적으로 불안한 순간들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암담하고, 무기력함, 그리고 우울함을 느꼈던 순간들.
지금까지는 당연했던 것들 - 친구들 만나기, 공연/콘서트 보러가기, 여행 가기 등 - 을 하지 못하고,
정말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근처에서 발생한 코로나라는 역병에 대한 깊은 공포감도 느끼고,
불안감에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집에 덩그러니 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물론 일기는 긍정적인 감정 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더 많이 쓰게 되므로,
모든 순간이 우울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네거티브한 감정을 많이 기록했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정말 육체/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든 순간에는,
대안 혹은 해결책이라던가, 긍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그 감정에 잠식되어 버리게 된다.
그 감정을 어찌하지 못하고 일기에 정말 날 것 그대로의 모든 것을 쓰고나서야, 조금이나마 해방되고,
소중한 사람들을 감정 쓰레기통 삼지 않고, 내 스스로 감정 찌꺼기를 털어냈다는, 조금의 안도감을 얻었던 것 같다.
물론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극복이 가능하고, 당장 지금의 내 상태는 괜찮을 수 있지만,
일기 속 내가 썼던 모든 문장 하나하나가, 우물 속에 들어가서 소리를 치며 괴로워했던 '그 순간'을 떠오르게 한다.
유독 이 번 한해는 그러한 잠식되는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 힘든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했던 도전이 '이직 준비하기'와 '새로운 도전하기'였다.
#이직 준비 - 장기전으로 준비
부정적인 감정을 토로하는 일기 속에는 이직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친구 혹은 연인과 만나면 거의 70% 이상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앞이 안 보이는 앞날을 고민하고,
이직을 하게 되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까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고 고민을 했다.
8월 즈음에는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이직을 준비하는 스터디를 하면서,
경력기술서 및 다른 것들을 준비했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서 이직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임을 새롭게 깨닫게되었다.
'이직'에 대해서 몇 시간씩 얘기하고, 어떤 것을 준비해야할지 '맨땅에 헤딩'하며 모아진 결론은,
우리가 이직을 준비했던 가장 이유는, 현 회사가 최악인 사유가 아니라, 각자가 생각하는 목표에 다가가는,
즉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할 수 있고 더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넥스트 스텝'으로써의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기에, 물론 당장 한 순간의 현재가 힘들더라도,
조금 더 버티고 우선 당장의 현재에 집중하면서, 더 좋은 곳에 가기 위한 '장기전'에 대비하자는
새로운 다짐을 하게되었다.
#새로운 비빌 언덕 & 새로운 도전하기
수많은 감정에 휩쓸리게 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받는 근본적인 '스트레스'에서 탈피하고자
'나만의 비빌 언덕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 읽기, 조금 더 돈 주고 건강한 음식 사 먹기, 방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조금씩 채워가기 등.
그리고 장기적으로 나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도 찾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항상 고민만 하고, 미처 신청하기 까지 못했던 모임에 '신청'하기를 했다.
현재 글쓰기 공간을 만들고 한주에 한편씩 꼭 올릴 수 있게 '50주 1일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
그동안 정제 되지 않은 글쓰기(일기)는 써왔으나, 한 편의 글을 모두가 보는 공간에 보이는 것은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웠고, 나에게 한 주마다 도전 의식을 일깨워주게 되었다.
부족한 글이지만 하나씩 올려서, 짧게는 한 주, 혹은 특정 순간에 대해서 써가며, 흘러가기 쉬운 일상의 소중함과
글로 작성함으로써 나의 생각/관점을 정리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글을 주말 간 몰아써서 일요일마다 올리는게 슨괍은은 조금 아쉬워서
평일에 미리미리 조금씩 작성하여 평일에도 발행하고 주 1-2회 글을 올리는걸 새로운 목표로 삼아볼까 한다.)
그리고 12월부터는 '100일 15분 독서'도 신청했다. - 집에 있던 책 뿐만 아니라, 리디북스/셀렉트 글을 읽으며
도전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동기부여를 받고, 꾸준히 책을 읽어나가자는 다짐을 하며 신청 및 도전을 하게 되었다.
묵혀뒀던 책이 5일이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기쁨을 느끼고,
그리고 하루의 정말 15분이라는 시간이 알차게 느껴지는 소중한 경험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었다.
올해를 정리하는 두 가지 키워드가 '함께'여서 해낼 수 있었던 점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무엇이든 혼자만 끙끙 앓기 보다는,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구나,를 깨닫는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고, 그 과정에서 힘든 감정/순간을 많이 겪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 가야하고, 힘든 시기가 지나면 분명 좋은, 행복한 시간이 돌아올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2N-Fsa9Evo0
<Life goes on>
Like an echo in the forest 하루가 돌아오겠지
아무 일도 없단 듯이 life goes on
like an arrow in the blue sky 또 하루 더 날아가지
on my pillow on my table, life goes on
힘든 한 해 동안 고생한 모든 분들, 정말 고생 많았고
힘든 한해 였지만 그럼에도 행복한 연말과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끄적임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제 (0) | 2021.01.16 |
---|---|
2 번째 이직 준비는 처음이라. (0) | 2021.01.10 |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 현재의 짧은 조각글. (1) | 2020.11.22 |
'그때 그 시절'로 빠지는 대한민국 - 레트로/뉴트로 열풍에 대한 단상 (0) | 2020.11.15 |
날씨를 잃어버린 2020년의 끝자락. (2) | 2020.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