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함께 하고 있어

레이21 2021. 10. 2. 23:46

오늘은 의미있고 행복했던 짧은 순간을 짧게 써보는 시간.

다른 지역에 살고 있기에 코로나로 인해 오래 못 본 대학 동기의 생일 디데이가 떴다. 외부 약속을 가는 길에 지하철에 앉아서 생일 축하 카톡과 함께 축하해주며 그녀가 좋아하는 자주 사용하던 카카오 이모티콘의 인형을 선물해줬다. 내가 이 캐릭터 좋아하는걸 어떻게 알았냐며 박수를 치는 너에게 나는 웃음밖에 보낼 수 가 없었다. 너도 모르게 자주 사용하는 이모티콘은 물론,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던 너의 취향이 떠올라버렸기 때문에 좋아할 걸 알았다. 

대학교 다니는 동안 자기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걸 취미로 삼았던 너, 지방에서 올라온 너의 사투리와 함께 처음 듣는 여러 사투리 방언은 물론, 여러 곳을 다니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실히 고민했던 너의 모습은 참 귀엽고 따뜻했다. 하지만 그때 우린 참 어렸고, 각자의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조금씩 멀어졌다. 서울에서 취업을 했지만, 여러 고민 끝에 너에게 익숙한 고향에 돌아가서 너 나름대로의 길을 찾아서 살고있다.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공유한 사이라는 점이 새삼 느껴진다. 

나는 너가 좋아하는 이모티콘만 보면 '아 이거 00가 좋아하는건데'라고 떠올리고, 너가 사는 지방 음식을 먹으면 '아 이거 00가 고향 음식이라고 소개해줬던건데'라고 일상 속에서 가끔 떠오른다. 너에게 나의 어떤 것도 떠오르곤 할까? 그래서 비록 못봤지만 언젠간 보면 마치 어제 본것처럼 익숙하겠지, 우선은 당분간 그날을 기다려본다.

생일 축하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