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오늘은 어떤 꿈을 꾸겠습니까?

레이21 2021. 10. 5. 21:35

잠에 들면 꿈을 꾼다. 우리는 꿈을 꿀 때는 꿈인줄 모르지만, 일어나야 꿈인 것을 안다. 꿈은 기억되기도, 기억이 안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꿈이라는 점은 깨어나야 알 수 있다. 그런데 꿈을 꿔야만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이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것만 같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완독했다. 간만에 즐겁고 갈등 없이 행복한 소설을 만나서 기쁘고 읽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소설 후기 겸 상상의 글쓰기 시간.

나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다만 컨디션에 따라서 꾸는 꿈이 어느정도 카테고리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몸이 안좋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각이 엉켜있으면 꾸는 꿈이 하나 있다. 바로 이빨이 무더기로 빠지는 꿈이다. 이빠지는 꿈은 흉몽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기보다 성인이 되서 교정을 한 이후에, '아 2년에 걸쳐 바르게 만든 이가 빠지면 어쩌지'라는 내면의 두려움이 있어서, 해당 두려움이 꿈에서 펼쳐진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꾼 꿈 중 기억이 남는 꿈이 있다면, 수능을 다시 보는 꿈이다. 교실에 앉아있고(심지어 교복도 안 입고 있다) 곧 수능을 앞뒀는지 모의고사 시험을 푸는데, 수리 영역에서 풀이 방법이 하나도 기억 나지 않아서 풀지를 못했다. 그리고 자책했다. '아, 큰일이네, 곧 시험인데 문제를 하나도 못 풀겠어' 그렇게 끙끙대다가 잠에서 깨면 후다닥 일어난다(다시 잠에 들어서 시험공부하지 않도록) 그리고 가끔 운이 좋게도, 좋아하는 사람/연예인이 나오는 꿈을 꾼다. 다행히 친밀한 관계인 사이로 나오고, 꿈에서 깨면 '와 000이랑 있던 꿈을 꾸다니!!' 하면서 좋아하면서 일기장에 적어놓는다. 그런 날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게 시작할 수 있는 날이곤 했다. 

다시 소설 이야기, 달러구트 백화점에서는 꿈을 판다. 나는 어떤 꿈을 샀을까? 내가 꿈을 만든다면 어떤 꿈을 만들고 싶을까? 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어떤 꿈을 만들까, 하다가 최근 인스타에서 자주 보인 바다에서의 돌고래가 생각이 나서, 유튜브에 돌고래 소리, 하고 검색해보니 돌고래 심해 바다소리 ASMR가 있어서 지금 소리를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다. 상상의 시간. 

https://www.youtube.com/watch?v=BZzuOqBC9M0

혹자는 바다가 무섭다고 한다. 끝없는 심연, 위에서 햇빛이 비치지만 밑으로 갈수록 어둠이 색이 깊어진다. 끝이 없는 심연, 고래의 소리가 들리고 무엇이 나타날지 모른다. 가끔 상어같이 무서운 존재도 나타나지만, 아마 가장 무서운 것은 아무도 없는 심연에 혼자 있는 것.

하지만 내가 꾸고 싶은 꿈은 그런 무서운 꿈은 아니다. 그런 심연 속에서 길을 찾아 떠나는 모험 이야기면 어떨까 싶다. 모험에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지나가다가 반짝이는 물고기와 친구가 되어서 같이 걸어가며 심연을 살핀다. 걷고 있는 상태는 아니고 수영하는 상태도 아니고, 내가 가고자 하면 물에 몸을 맡겨서 움직인다. 새로운 해양 친구를 사귀며 바다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게 모험을 하다가, 누군가가 살았던 것만 같은 마을을 발견하고, 마을을 살펴보는데 그곳을 지키는 해양 수호신이 있어서 과거의 이야기를 듣는다. 조금 더 심연으로 가면 그들의 조상을 볼 수 있다-라는 말에 다시 길을 떠난다. 여러 물고기, 해양 생물들이 유유히 갈길을 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심연을 맴돌다가, 큰 벽돌이 우르르 세워진 곳을 지나가는데, 사실 그것은 벽돌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크기의 범고래가 잠시 자고 있는 것이다. 깨어난 고래와 이야기를 나누고 고래의 등을 타고 위로 올라간다.

써놓고 보니 게임 같다. 최근에 스위치 게임을 해서 영향이 있는 것 같고, ASMR 들으면서 떠오르는 이야기를 써보았다. 이런 꿈이면 뭔가 푹- 자고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기분이 좋았다면, 아마도 다시 누워서 꿈을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어나야할 시간이면 다시 누울수 없겠지, 오늘은 조금 일찍 침대에 누워서 기분 좋은 평안한 꿈을 꾸길 바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