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시간관리에 대한 단상

레이21 2021. 10. 10. 22:37

최근 시간 관리를 하는 작은 실험들을 해나가고 있다. 원래 하던 방식은 여러 개의 투두리스트를 작성해서 완료하는 대로 체크박스를 표시하는 것이었다면, 9월에 경수점 '시간관리 시스템 만들기 6기'로 현재 내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그 우선순위를 미리 계획하고 진행하는 실험 하나, 구글 잼보드로 나에게 있는 시간을 포스트잇으로 작성해서 보내보는 실험 둘, 그리고 시간대별로 쪼개서 작성해보는 실험 셋.

시간대별로 작성하는건 타이트한 관리가 필요했고 한 번 놓치면 다시 상세하기 작성하기 어렵고 (덩어리 시간으로 작성하면 좀 낫긴하지만)  무엇보다 귀찮아서 오래 가지 못했다. 너무 빡빡하게 하면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라고 판단이 되어서 최대한 부담이 가지 않게, 하지만 루틴으로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시간관리가 아닌 에너지 관리!)

가끔 생각한다. 시간은 붙잡지 않으면 모래처럼 흩어지고 사라져버리는 신기루 같다고. 시간을 왜 관리하고 싶냐,라고 묻는다면 이제는 좀 더 나에게 도움이 되는 루틴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것 하나.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 둘. -  이 부분은 '기록'을 하는 방향으로 진행해보고 있다. (기록은 사실 시간관리보다는 현재를 붙잡는다, 그리고 내 생각을 글로 기록하여 실체화한다-라는 개념에 좀 더 가깝긴 하다)

 어쩌면 시간은 김춘수의 시 <꽃>과 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시간을 붙잡으면 붙잡히지만, 붙잡지 않으면 흘러가는 것. 어쨌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혼자서 잘 사용해보고 싶은데 마음 먹는것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도 오늘 해야할 우선순위는 끝냈으니, 오늘의 글쓰기 마저 쓰고 아까 하다만 이번주 회고, 다음주 플래닝을 조금 세워보고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