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인생은 제갈량처럼 <적벽대전> 후기

레이21 2021. 10. 11. 10:18

원래면 출근을 했어야했는데 알람을 듣고 깨어나니 9시에 가까운 시간이라니, 아침을 데피며 노트북을 열어 글을 써본다. 연휴 동안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온 <적벽대전>을 보았다. 어린 시절, 이희재 만화가가 이문열 작가의 책을 만화한 <삼국지>로 삼국지를 봤다. 이 적벽대전이 개봉했을 당시 나는 10대였고, 그때는 별로 영화에 큰 관심이 없어서 극장가서 관람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적벽대전은 좋은 점/안 좋은 점이 매우 극명한 영화였는데, 영화를 보며 깨달은 점에 대해 짧게 적어보고자 한다. 

숫자만 많은게 능사가 아니다, 전략/사람의 중요성

<적벽대전>은 조조에 대항하여 유비/손권이 손을 잡고 적벽(붉은 절벽)에서 전쟁을 하는 삼국지에서 3대 전쟁 중 불리는 전쟁이다. 유비, 장비, 관우, 제갈공명 그리고 손권, 주유까지 삼국지의 모든 영웅들이 나오는데 - 영화 스토리는 80만이 넘는 조조군을 10만이 안되지만, 전략으로 승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적인 말도 안되는 설정들이 좀 있긴 했지만, 어쨌든 '적벽대전'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만 다루고자 한다.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대장들은 머리를 맞대어 전략을 고민한다. 그 전략의 중심에는 제갈공명, 그리고 주유,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아군의 병력 상태, 적의 병력 상태 및 그들의 전략은 무엇일지, 우리는 어떻게 전략을 세워서 전쟁에서 승리해야하는지를 논한다. 수적으로는 매우 밀리므로, 자연(날씨 등)과 인간 심리를 이용하여 승리할 가능성이 적은 전투를 결국 승리로 이끌어낸다. 상대의 패를 읽어내어 함정을 파거나 그 전략에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물론, 통제 불가능한 날씨를 예측하여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시점에 공격하는 것 등. 결국 싸움은 전략의 싸움인 것이다.  

하지만 그 전략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 적벽대전에 나오는 내용은 마치 비즈니스에서의 조직도, 사람을 어떻게 잘 다뤄야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같기도 하다. 조조군이 영화 상에서 첫번째 전쟁을 하면서 '유비는 저런 영웅들을 가지고 있구나'라며 감탄을 하는데, 유비는 전쟁에서 기량을 발휘하는 (일당백 역할을 하는) 조자룡, 장비, 관우 등 훌륭한 전사들을 가지고 있었고, 삼고초려하며 데려온 책략가 제갈공명이 방향성을 결정하고 세부 전략을 짜는 역할을 하고, 부족한 병력/인원은 손권과 손을 잡고, 대장 주유와 그의 부대를 데려온다. 결론적으로 조조는 80만 대군을 가졌음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전쟁에서 패한다. 

전쟁이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전체적인 판을 짜고 실제로 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기에 유사한 면이 있었다. 아직 나는 관리자의 역할까지는 못 갔지만, 관리자/실무자와의 시스템의 구성에 대해서 현재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고전이라 불리는 <삼국지>에 이미 다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관점으로 삼국지 일화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마 어릴 때 봤으면 그냥 와 전쟁 스케일이 크군!하고만 감상을 했을 것 같다. 사람들이 <삼국지>가 인생 책이라고 하는 데에는 역시 이유가 있었구나 생각이 든다. 

현재의 나에게 필요한 사람은(혹은 되고싶은 사람은) 역시나 제갈량이다. 제갈량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며 현재의 상황을 읽고, 어떻게 대처해나갈지를 고민한다. 곰곰히 현재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 하지만 그 능력은 삶의 수많은 경험, 그를 통해 생긴 노하우로 생기는 것일테니, 일단 연습부터 하며 진행이 필요할 것 같다. 인생은 제갈량처럼! 캐치프레이즈로 세워보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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