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TGID - 땡스 갓 잇츠 디셈버

레이21 2021. 12. 12. 16:12

옷장에 알록달록한 겨울 옷이 채워진 11월이 지나고 어느덧 12월이다.
2021년이 20일이 남았다니! 
한 해가 끝나는 것이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하루다. 순식간에 지나간 것만 같은 올 한 해, 내가 어떠한 기록을 남겼는지 돌아보는 글쓰기를 해보려고 한다.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꾸준히 기록을 하는 도전을 했는데 어떤 것을 기록했는지 하나씩 살펴보는 시간.

1. 하루 하루 컬러를 채워가다 - Pixel of year

경수점에서 연말에 모집하는 pixel of year에 참여한지 어연 1년, 나만의 컬러로 가득한 첫번째 픽셀 이어가 완성되어 간다. 규칙은 간단하다. 그 날 나의 기분/감정에 대한 점수를 5점 만점으로 매겨보는 것, 원래는 노트북 스프레드시트로만 기록하다가, 조금 시간이 흘러서는 휴대폰에 별도 픽셀 앱을 다운받아서 자기전에 기록하고, 주차별로 인증하는 주말에 휴대폰에 작성해둔 픽셀들을 스프레드시트로 모았다. 이렇게 하루들이 모여서 12개월이 다 차다니!

데일리로는 알 수 없는 시즌별 / 월별 감정 추이를 볼 수 있고, 1년을 나는 이렇게 보냈구나-라는 생각도 들며 한 해를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좋은 날이 많았네'라는 생각과, '아 저때 힘들었는데, 참 내가 잘 이겨냈네' 등등, 스스로를 셀프 칭찬/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게 한 pixel of year, 내년에도 새로운 픽셀을 그려나가야겠다. 

2. 독서 (+ 기록) 

항상 새로운 도전 리스트에 올라가는 '독서', 작년 코로나로 인해 우울해하기만 하고 실제로 책은 많이 읽지 않고 기록도 잘 안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아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하고 시작한 경수점 15분 책읽기에 가입, 그리고 노션으로 독서 일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윤곽이 완성되어가던 나의 독서 리스트.

읽다가 포기한 책도 있고, 읽다가 다음에 읽어야지-하고 완독하지 못한 책도 있지만, 20년 12월 1일부터 기록을 해서해서 현재까지 [완독]한 책은 39권, 2021년에 [완독]한 책은 36권으로 확인된다. 다독하는 분들에 비하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에 정말 딱 10분 만이라도 독서하려는 습관이 길러지고, 책에서 여러 위안을 받았던 1년이었다고 생각한다. 

장르는 참 다양하다. 직무 관련, 소설, 글쓰기, 마음챙김, 과학(무려 2권!), 재테크 등 - 뭔가 중구난방 스러우면서도 다양한 장르의 글을 읽었던 것 같다. 

15분 독서 - 254일차를 맞이했다 ! 거북이처럼 우직히 나아가고 있다

올 해는 책을 통해서, [마음챙김]이라는 키워드를 알고, 스스로를 케어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극심한 번아웃을 겪은 이후, 습관처럼 '어떻게 살아가야하나'와 같은 질문으로 감정적으로 항상 불안함을 느꼈던 나에게 '마음챙김'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나 스스로를 사랑하게 하려는 여러가지 시도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최근에 다시 조금씩 무너져내리던 정신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현재에 집중하자, 너무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지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 힘, 근육이 조금은 길러진 것 같다. 
용기를 내어 온라인 상담도 받아보고, 가끔 무너지는 날에는 스스로를 책망하기 보다는 그냥 흘려보내려는, 그런 태도가 길러진 한 해였고, 책은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한 해 읽은 마음챙김 관련 책 (카테고리가 달라도 관련은 없어도, '마음챙김' 내용이 있는 책 포함)

1. 샤우나 샤피로 - 마음챙김
2. 에노모토 히로아키 - 나쁜 감정 정리법 
3. 빌 설리번 - 나를 나답게 만드는 법(과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마음챙김') 
4. 필립파 페리 - 인생학교:정신 
5. 마이클 싱어 - 상처받지 않는 영혼
6. 최인철 - 굿라이프 
7. 보도 섀퍼 - 멘탈의 연금술

 

3. 글쓰기 

글쓰기는 내가 경수점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모임으로, 작년 10월에 처음 참여한 기억이 있다. 1주일에 딱 한 편 글쓰기, 참 어렵게 시작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어렵지만) 글쓰기 모임 덕분에 꾸준히 한 주에 최소 1편은 글을 작성하고 있다. 이번 년도 7~10월 까지 30일 매일 글쓰기에 도전하다가 다시 1주 1일 글쓰기로 복귀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아직은 글쓰기를 놓지 않고 있고 1년 이상 글쓰기를 지속해나가고 있다는 것에 셀프 칭찬을 해본다. (앞으로도 이어가자!)  

흘러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여러 수단들이 있지만 - 나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맞는 것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영역이 아니라 현재의 내가 어떤 생각, 어떤 고민, 그리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서 마음 속 응어리에 그치지 않고 형체화하고, 정말 알 기 어려운 나의 속 마음을 시각화 할 수 있다. 

글쓰기는 개인적으로 자기 고백, 자기 치유의 영역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내가 글로 표현할 수 있는건 결국 나의 이야기인 것이다. 혼자 였다면 끄적이고 쓰다가 만 파편의 글이었겠지만, 글쓰기 모임을 통해서 공적인 장소에 글을 올리고 조금 더 정제된 형태로 글을 올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앞으로도 모임을 통해서 글쓰기를 하려는 시도는 이어갈 것 같다. 

기록하여 감사한 2021년

2021년의 작은 도전들은 다행히 '기록'하는 것이 많았다. 그 때 당시에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는지, 어떻게 표현을 했는지 - 그리고 그 당시의 나는 저렇게 힘듬을 이겨냈구나, 저렇게 기뻐했구나 - 라는 것을 느끼며 2021년의 나 자신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여전히 고민과 생각이 많지만, 혼자 끙끙 앓지 않고 어떻게든 털어내려는 시도들을 한 해 동안 했던 것 같다.

최근 '노잼'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다시 힘을 내서 앞을 바라보려는 마음 가짐을 할 수 있었던 글쓰기를 해서 뿌듯하다. 막상 시작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지만 항상 커다란 해소감을 주는 글쓰기, 앞으로도, 놓치지않고 지속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