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하고 있던 디즈니플러스로 예전에 극장에서 봤던 <코코>를 다시 봤다. 처음 봤을 때는 좋은 영화다, 라고는 못 느꼈는데 다시 보니 마음이 새삼 찡해진다. 영화 <코코>에서는 음악을 하고 싶은 미구엘이 집안 반대로 음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죽은 자들의 세상에 가서 벌어지는 스토리다. (이 글에서는 자세한 영화 얘기가 아닌 짧은 감상만 남겼다)
왜 처음에 봤을 때와 감상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 걸까?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첫번째 볼때는 미구엘의 시점으로 바라봤고, 두번째 볼때는 부모/가족의 관점에서 봤기에 감상이 달라졌던 것 같다. 내가 바라는 것을 반대하는 가족은 필요없어! 라는 미구엘의 마음에 동감해서 볼 때와, 후대가 모르는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 선조 세대의 걱정 어린 마음과 트라우마에 더 공감이 간 상태에서 영화를 볼 때 - 영화에 대한 감상이 전혀 달라지는 것 같다.
영화에서는 멕시코의 '죽은자의 날'이라는 문화를 영화의 중심으로 잡아서 만들었다. 찾아보니 할로윈 데이, 10월 31일이다! 즉, 죽은자들이 찾아와서 산자와 죽은자가 공존하는 날인 것 이다. 죽은 자들은 이 날, 지상으로 찾아와 자신의 가족을 찾아볼 수 있는데, 가족에게 잊혀진 자는 산 사람들의 장소로 올 수 없다.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 우리에게 별 거 아닌 듯한 일이 세상 너머의 누군가에게는 지상을 잊는 유일한 끈인 것이다.
영화를 보니 문득 나를 둘러싼 사람, 가족들 중 결국 언젠가 주어진 삶을 마치고 떠나게 될텐데, 죽음과 삶을 잇는 경계 어딘가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로써는 알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 끈이 있기를 바라는 우리들의 마음이 이렇게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로 탄생하는 것이겠지?라는 다소 감상적인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영화의 숨겨진 백미는 바로 음악이다. 역시, 디즈니 영화 답게 노래가 좋은데, 멕시코 풍 라틴 음악이 영화 곳곳에서 나온다. 가장 좋아하는 파트는 모두가 꼽는 <Remember me> 와 그리고 <La Llorona> 다. 특히 영화 상황에서 흐느끼는 여인(La lorona)는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장면 중 하나인데,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한동안 또 반복해서 들을 노래가 생긴 것 같다. 디즈니 영화는 볼 때마다 새롭게 볼 수 있어서 좋고, 힘든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해주는 것 같다. <코코>와 함께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T3I_bUwoQ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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