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슬기롭지 않은 본인 탐구 생활

레이21 2021. 1. 17. 15:29

'퇴사 준비생'이라는 키워드는 몇 년 전부터 유행을 타고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주변 친구 혹은 동기들, 같은 세대의 사람들만 봐도 '퇴사' 및 '이직' 사례는 너무나 쉽게 볼 수 있고, 

또한 동년배에게 '평생 직장'으로서 직장을 바라보는 사람은, 기성 세대 대비 훨씬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말 입만 열면 '퇴사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시대 속에서, 

이제는 단지 퇴사가 진정한 답이 아님을 안다. 그럼 나는 퇴사를 통해서 뭘 하고 싶은걸까? 

진정한 퇴사의 의미는 무엇이고, 퇴사라는 디딤돌을 통해서 무엇을 생각해야할까? 

 

 


몇 년 전, 극심한 번아웃으로 다음 회사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퇴사를 했었다. 

처음에야 쉴 수 있어서 좋기만 했으나, 휴식을 마친 후, 사회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 힘든 기억으로 남아 있다.

어느 순간 쉬고 있는 것 자체가 큰 불안감으로 느껴졌고, 다시 회사에서의 경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증명해야 했는데, '이미 퇴사한 사람'에 대한 꼬리표는 물론, '나만의 비장의 무기'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면접에서 '퇴사 사유'를 물어볼 때도, 준비한 답변을 했지만, 실제로 내 답변이 면접관에게 납득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확신이 어려웠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아 나는 쓸모 없는 인간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멘탈 붕괴'도 겪기도 했다. 

 

작년에는 생각만 가득하고, 행동이 나타나지 않았기에 이 점을 반성하고 새해부터 새롭게 이직을 준비하자고 마음은 먹었으나,

이 이직을 통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지, 또 다시 같은 고민의 굴레에 빠지는 것을 아닐지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관련된 글을 찾다가, '슈뢰딩거의 냐옹이'라는 작가분의 글을 읽고, 여기에서 제안되는 기본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하고, 답변을 해보는 것을 오늘의 주제로 올려보고자 한다. 


'슈뢰딩거의 나옹이' 작가님의 글 

퇴사할 수 있는 사람 : https://brunch.co.kr/@naong2/7

 

퇴사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없는 사람 | 본 글은 제가 퇴사를 경험하면서 퇴사할 수 있는 사람과 퇴사할 수 없는 사람을 구분해 본 글입니다. 글쓴이는 27살, 그리고 34살에 각각 퇴사를 감행하였다. 두 직장 모두 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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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 반드시 해야할 일 4가지 : https://brunch.co.kr/@naong2/20

 

퇴사 전 반드시 해야 할 일 4가지

퇴사를 앞두고 있는 후배 K에게 해주고 싶은 말 | 본 글은 퇴사를 앞두고 있는 후배 K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글쓴이는 7년 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퇴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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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 반드시 해야할 일 4가지'에서도 말하지만, 역시 가장 기본 중 기본은, '나 자신과 대화하기'다.

혹자가 들으면 '그건 당연한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만한 사항이지만,

이런 말을 듣고 '대체 내가 나와 어떻게 대화를 해야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곤했다.

해당 콘텐츠를 읽은 후 <나는 누구인가>라는 리스트로, 주말 동안 나 자신에 대해서 이 질문에 대한 내용을 쭉 작성했다. 

<나는 누구인가>

○ 남들과 차별화된 나의 능력 
 나에게 중요한 것 절대 침해받고 싶지 않은 가치  
○ 내가 좋아하는 것
○ 내가 싫어하는 것
○ 내가 두려워하는 것 
○ 현재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 
○ 현재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
○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어떤 , 방향성을 가지고 인생을 살고 싶은지
*출처 : https://brunch.co.kr/@naong2/20



○ 남들과 차별화된 나의 능력 

1) (개인/직무) 호기심이 많고, 관심있는 분야가 다양하여 리서치를 좋아한다. 
- 궁금한 주제에 대해서는 여러 리서치를 통해서 자료를 모아두고, 호기심있는 주제에 대해 계속 탐구해 나간다.

2) (개인) 애정을 두는 대상/카테고리에 대한 몰입. 

3) (직무) 서비스 기획, 마케팅, 소셜 채널 운영 등 다양한 업무 범위를 경험함 (직무적으로)


 나에게 중요한 것 (절대 침해받고 싶지 않은 가치)

1) 자기만의 방 -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 / 아무도 침해 받지 않는 독립된 공간과 시간

2)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 스스로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 내가 좋아하는 것

- 문화/예술 영역의 콘텐츠 : 발레, 영화, 드라마, 뮤지컬, 현대무용, 연극 등.

- 좋아하는 가수 음악, 뮤비, 비하인드 영상 등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아티클/디지털콘텐츠/책(종이책, 이북) 탐구하기. 

- 맛있고 새로운 음식. 특히 친구/연인과 함께 맛있게 먹는 것이 즐거움.

-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콘텐츠, 예전엔 테드(TED)를 많이 봤는데, 요새는 유튜브로 거의 보는 추이. 

 

○ 내가 싫어하는 것

- 딸깍딸깍 대는 컴퓨터 마우스 소리. 

- 무슨 의도인지 파악 할 수 없고 아무런 가이드 없는 요청 건.

- 다른 사람/팀 고려하지 않고 ASAP으로 오는 요청.

-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노크 혹은 인기척도 없이 다가와서 내가 하던 것을 방해하는 것.

- 책임 떠넘기기. 

- 스트레스 받으면, 그 원인을 확인하고 해소하려고 하기도 전에 또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올 때.  

 

○ 내가 두려워하는 것 

- 누군가 내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까지 낱낱이 파헤치려고 드는 것.

- 갑자기 소중한 사람과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것. 

- 0년차면 알아야하는 사항을 모르는 것.  

- 남들은 다 찾은 것 같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 

 

○ 현재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 

-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것. 

-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하는 업무 영역이 조금은 재미가 없게 느껴짐 (이게 제일 큰 것 같다),
->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실제로 고객사의 모든 브랜드/서비스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영역의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뭔가 '한계'가 느껴진다. 

- '즐거움' 보다는 '두려움'의 감정 비중이 크다.

 

○ 현재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

- 직접 브랜드/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것.
다만 이 하고 싶은 일이 '창업'에 대한 욕구는 아닌 것 같다.
아직까지 창업에 대한 욕구는 없으므로 내가 관심 있고 서비스/제품을 직접 내부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선안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얻고, 성장하고 싶음. 
- 기획과 마케팅을 모두 경험해 본 결과, 추후에는 '기획' 영역 전문성을 더 기르고 싶다.
회사별로 이 기획과 마케팅에 대한 직무 규정이 다르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직무 역량에 대해서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싶다. 

 

○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어떤 , 방향성을 가지고 인생을 살고 싶은지

- 추후 육아휴직, or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더라도,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나만의 전문성, 무기를 가지고 싶다.

- 머릿속에 있는 걱정 중 쓸데 없는 걱정, 즉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은 안하고 살고 싶다. 



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느낀다. -  자꾸 달팽이가 집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탐구해야하는 영역인 듯 하다.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그리고 몇 개월간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느끼게된 나의 모습은.

1) 정말 쓸데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다. 심지어 80% 이상은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다.  

2) 내가 놀면 놀수록, 동전의 양면과 같이 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성향이 있다. (이것은 한국인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이냐,에 대해서는 타인의 선택에 대한 결과물은 볼 수 있을 지 언정, 그 선택의 근거는 될 수 없다.

선택을 함에 있어서의 근거는 철저하게 내 마음, 내 안에 꽁꽁 감춰져 있는 본심을 잘 관찰해야 한다는 점.

결국 누구에게도 답을 물을 수 없고,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 만이 방법이다. 

 

여전히 고민이 되기 때문에 힘든 감정이 크지만, 결국 답은 나에게서만 찾을 수 있기에 계속 고민하는 글이 이어질 것 같다.

그래도 그 다음 글에서는 미약한 한 걸음일지언정, 안개가 걷히고 나만의 방향성이 잘 보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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