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매운 맛'이 가득한 한 주

레이21 2021. 3. 6. 23:16

이번 주는 쉴새 없이 삐걱거렸던 한 주 였다. 

사실, 지난 2개월 넘는 시간동안 하나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것 저것 발을 담그고 여러 가지를 해나가면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었으나, 그 여파가 이번 주에 모여, 마치 폭탄 처럼 터져버렸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신경을 써야하는 일들이 많았고, 그로 인해 내 집중도도 떨어지고 분산되었다. 

기존 면접을 봤던 기업에서 최종 불합격을 받은 후 다른 기업의 새로운 면접을 보았고, 포트폴리오를 새로 업데이트 했고,

기존 업무 중 내가 직접 발표를 해야하는 일정이 생겨서 조금 부담이 되서 후다닥 준비를 했다. 또한 월초이기에 쳐내야하는 업무가 많았다. 

 

이런 상태가 한동안 유지되고 있어서 일까. 현재 하고 있는 업무 중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실수를 해버린 것이다. 

갓 입사한 사회초년생도 아니고, 기존에 해왔던 일을 하던 업무에서 꽤 크리티컬한 이슈가 발생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실수를 발견한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순간 멘붕이 왔으나, 당장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더 시급했다.

 

출근하는 팀장님에게 사태를 보고하고, 이슈 / 대응방안을 빠르게 세운 다음, 해당 업무를 같이 진행하는 다른팀 사람과 빠르게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다행히, 정말 다행히도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지는 않게 이슈 보고가 마무리 되었다.

 

그 와중에 당일 오후에 예정 되어있던 새로운 발표 업무가 마무리되니, 이미 퇴근시간이 지난 시간. 사실 더 해야할 업무가 있었으나 몸과 마음이 파김치가 되었기 때문에, 퇴근을 했다.

 

배는 고프지 않은데 속은 쓰렸다.

매운 걸 먹지도 않았는데 매운 음식을 가득 몸에 억지로 들이킨 느낌이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음식을 테이크아웃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늦어서 주문이 안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샐러드를 사가지고 와서, 맥주 한잔과 함께 마시고 방으로 들어왔다. 

 

몸은 너무 피곤한데, 오늘 있었던 말도 안되는 일, 힘든 마음을 글로 적어보고 그리고 운동도 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위에 것 중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 때리고, 휴대폰을 하다가, 평소보다 생각이 많은 상태로 늦게 자게 되었다.

 


 

 

팩트는 하나, 여러 군데에 관심을 가졌지만, 동시에 어느 곳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큰 꿈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명목 하에 본업과 나만의 이직 진행, 그리고 삶 속의 작은 도전들.

하지만,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았다.

폭탄은 결국 언젠가 터질 것 처럼 아슬아슬하게 내 주위를 이미 어슬렁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매운 맛' 한주를 보내고 나니, 정신이 빠짝 차려진다.

선택에 필요한 건 과감한 결단인데, 그 결단을 내리지 못해 이 사단이 났다. 

 

우선 순위를 세우는 목표도 세우고자 했것만, 내가 바란 건, 너무나 많았다.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걸 다 이룰 수 없다.

과자가 든 단지 안에 과자를 쥔 손을 꺼낼 수 없는 것처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딱 그것에만 집중을 하기 위해, 나는 다시 선택을 해야한다.

 

반성, 그리고 다시 나 자신을 살펴보기 위해 노트를 꺼내본다.

긴 밤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