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스트레스에 대한 고찰

레이21 2021. 5. 9. 12:43

스스로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고 생각한 지 몇 년이 된 것 같다. 그나마 과거에 비해서 현재는 조금은 나아졌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 몰아치는 상황 속에서 극단적으로 기분이 다운되고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는 상황을 불현듯 마주치고 있다. 초반에는 단순히 회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안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며, 늘 피하고 싶은 '스트레스'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 나는 어떤 것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그 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는가, 또한 더 나은 해결책이 있는가. 

약 한 달 전 방문 했던 병원에서, 대학 병원에서 추가 검진 & 수술을 받아야한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안고 살고 있었다. 몇 차례 검진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몸상태가 더 안 좋을까봐 하는 걱정과, 회사에서 병원 방문으로 인해 자주 반차를 내고, 추후 수술을 받을 때 연차를 내게 될텐데 그때 회사에서 안 좋은 시선을 보면 어떻게하는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이번 주 동안에 몸이 많이 삐걱대었고, 솔직히 지금도 걱정이 많이 된다. 

다행히도 실제 몸 속 이상이 예상보다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어서 안도했으나, 어쨌든 수술은 필요했고, 전신 마취 수술을 하기 위해 다른 분야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고 하여 힘든 하루를 보냈었다. 아침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수술이 당장 5월 중에 있기 때문에 팀 본부장님과 경영 이사님께도 보고를 마친 상태다. 예기치 못한 추가 검진으로 인해 반차를 또 사용해야 하고, 입사한 지 오래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수술이 끝나고 휴식 없이 바로 복귀하여 업무를 해야할 것 같다. 생전 처음 겪는 상황에서 나는 또 스트레스라는 녀석에게 휘둘리고 있었다. 

 

여러분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세요?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과거의 경험 하나가 떠오르곤 한다. 과거에 면접 스터디를 처음 해보려고 오프라인 모임에 나갔었다. 면접 대본 스크립트를 준비해서 갔으나, 실제 모의 상황 면접에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도 처음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앞으로 더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면접 연습이 끝나고 모인 사람들끼리 간단하게 '모의 면접 연습'을 했다. 옆에 있던 여자분에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떻게 대처하세요?'와 같은 질문을 했었는데, 그분이 '저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라고 답해서 '어떻게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죠?'라고 되물었는데, 그분이 본인이 했던 경험을 사례로, 진상 고객의 부정적인 에너지가 자신에게 오지 않고 이슈를 해치우려고 하는데 집중한다, 라는 뉘앙스로 답변을 했었다.

해당 면접 모의가 끝나고 너무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분에게 개별적으로 정말로 스트레스 안받으시냐고 물어보니, 자신은 정말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 돌이켜봐도 믿기지는 않는다. 꼬리질문을 피하기위한 면접용 대답 인건지, 정말 그분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인지, 혹은 스트레스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지는 앞으로도 알 수 가 없다. (선천적으로 스트레스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분의 답변을 돌아보면, 외부 요인으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고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성향인 것 같았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내부 요인으로부터 일어나는 상황이었더라면 그분은 기존 외부 요인과 같이 느꼈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 


*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가 

사실 맨 처음에는 나는 면접 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단순히 사회성을 보는 질문인 줄 알았다), 업무를 시작하고 보니, 정말 많고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그 상황에서 개인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나 지인의 사례를 보면, 자기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싶은데 사수 혹은 팀장이 배울 사람이 아니라는 것 혹은 자기 팀이 본부에서 힘이 없다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례도 있었고, 혹은 사람을 대하는 업무(민원이나 CS 업무) 속에서 정말 온갖 진상을 다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또 업무적으로 자신이 해야하는 일이 중구난방일때, 체계가 없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위와 같은 상황은 사회/업무적인 상황인 경우고 그 외에도 상식에 어긋나는 상황, 사람 자체가 안 맞는 상황 등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가에 대해서 정리해보면, 스스로 스트레스 받는 지점을 생각해보면 아래와 같은 상황이 떠오른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1) 긴장감이 지속되고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 있을 때
2) 이 일이 잘못되면 큰일이 난다는 공포감에 휩싸여서 침착하게 대응을 하지 못할 때
3) 잘 안 맞는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하는 상황
4) '쓸데없는 일'을 하고있다고 생각할 만큼 부정적인 관점을 가질 때..

나의 경우, 처음에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느끼는지 몰랐고, '야근해야하면 하는거지'라고 유연하게 넘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이 3개월이 지나면서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압박감을 주는 상황에서 극도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인지하지 못했던 환경에 있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자, 몸에서 삐그덕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던 것 같다.


* 스트레스 : 결국 내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렸다?

이제는 나는 짜증이 잘 내고, 성격이 급하고, 그리고 싫어하는 환경에서 빠르게 탈출하고 싶은 성향이 크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고자 한다. (사실은 이러한 내 면모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이제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리스트를 만들려는 작은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스스로 현재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때, 혹은 내가 처음 겪어서 낯선 상황 자체가 오면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인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포인트는 크게 '불안감' 그리고 '분노' 비중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있어서 스트레스는 '불안'의 감정이 크고, 그 시작의 끝은 짜증, 분노와 같은 네거티브한 감정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에서 두통이 나거나 아프거나 하는 등 정신적 고통이 육체에도 영향을 줘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대화를 해보면 예민한 체질인 것은 맞는 것 같다.)

* 더 의연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기

왜 불안감을 먼저 느끼는 걸까? 그 이유는 해당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 오면, 남들보다 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일명 '상상 속 불안감'이라는 요소가 크기 때문인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피할 수 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다만, 자꾸만 기존에 겪어보지 못한 힘든 상황이 계속 찾아오고 있는 것 같아서,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하고 싶은데 가끔은 정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모를 때가 찾아오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어렵다면, 좀 더 의연하게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있다. 하지만 이 또한 방법론이지, 실제 그 상황에서 바로 발휘할 수 있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아래 처럼, '그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To-do 리스트를 작성해보았다.

1) 그 순간의 감정 자체에 매몰되지 말기
2) 부정적인 관점보다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기(최악의 상황이 생각나더라도, 그 속에 빠지지 말기)
3) '메타 인지' 능력 높이기 

 

오늘 오전에 큰이모에게 연락이 왔다. 곧 수술 받는다는 연락을 듣고, 본인도 그 수술을 했는데 큰 수술 아니었다, 괜찮다, 라고 위로를 해주셨다. 순간 큰 위로를 받는 것 같아서 마음이 울컥했고, 감사의 마음이 크게 나를 감쌌다. 감사한 마음을 바탕으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내 안의 새로운 근육으로 자라나리라 생각하기로,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를 마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