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의욕 한 스푼'을 챙기는 어느 날.

레이21 2021. 7. 3. 23:16

유난히 지친 한 주, 나에게 있어서는 이번 주가 그랬던 것 같다. 떠나는 사람들, 조금씩 부딪히는 의견,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어떠한 것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보다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집에 오면 씻고, 조금 쉬다가, 생각을 비우려고 노력하며 일찍 자버렸다. 잠깐의 글쓰기, 책 읽기, 운동 등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은 그런 날도 있는 법이다.

그런 평일이 지나고 맞이한 주말, 오늘 따라 유난히 부풀어오르던 생각의 풍선이 펑, 터지고 풍선 안을 채우던 공기가 빠져나간 것 같은 상태로 아침을 맞이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웹소설을 몰아 보고, 집에 있는 걸로 배를 채우고, 원래 읽던 책에서 다른 책을 읽고, 그리고 비가 오는걸 멍-하니 바라보는 오후를 보냈다. 빗소리를 집에서 들으며 내 생각 덩어리를 노트에 써보고, 다시 멍-때리는 시간을 반복하는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6월부터 시작된 비, 장마 소식을 들었다. 여름보다는 겨울, 더운 것보다는 추운걸 좋아하는 나에게, 벌써부터 높은 기온과 습한 기운을 보이는 여름이 조금은 무섭다. 그래서 미리 미리 손풍기를 장만하고, 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 얼음과 콤부차, 그리고 힘들 때 할 나의 웰빙 리스트, 나만의 처방전 리스트를 미리 준비하고 지녀야지 다짐을 했다.

더우나 추우나, 하루하루를 잘 보내기 위한 삶에 의욕을 느끼게 만드는 작은 것들을 만드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기존 글쓰기, 15분 독서에서 더 나아가서, 새로운 6월 챌린지를 진행하며, 작은 도전들을 내 습관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것을 '꼭 해야한다'는 강박증 대신, 꾸준히 해나가는 것에 방점을 두기로했다.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더 건강한 마인드를 갖기 위함이지, 나를 괴롭히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32. 습관의 연료

그러므로 자네가 어떤 습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하게, 감정 또한 습관의 연료가 된다네. ... 자네가 크게 화를 낸다면 자네는 분노의 감정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나쁜 습관까지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하네, 감정 또한 습관의 연료가 된다네. - 에픽테토스, 대화록

"우리는 우리가 반복하는 그것이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습관에도 좋은 습관이 있고 나쁜 습관도 있다. 하지만 그 모두가 행동이라는 하나의 원천을 가진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행동하면 길러지고, 행동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당신은 지금 어느쪽 습관에 행동이라는 연료를 제공하고 있는가? 

"낳을 땐 같았으나 습관에 의해 달라진다" 공자의 말이다.

라이언 홀리데이,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

스토아 학파의 구절을 인용하며 다양한 삶의 조언에 대해서 말해주는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을 보며 항상 놀라는 점은, 수천년 전 현자들의 실용적인 조언(!)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 그리고 내 주변사람들이 하고 있는 고민에도 꽤 명확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결국 인간의 삶은, '사는 건 시대가 달라도 비슷하구나'를 여실히 깨닫게 된다.

현자들의 말처럼 내 삶에 바로 적용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것을 온전하게 내 생각/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바로 반응하는 즉각적인 결론에 이르지 않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하지말자', '내가 지금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결국 부정적인 습관을 스스로 만드는거다'라고 읖조리는, 그런 지속적이고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지치는 날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 차기 전에 경로를 빠르게 막고, '쉼'을 빠르게 선택하려고 했던 것 같다. 다음날이 되면, 어기적 어기적 침대를 걸어나오며 좋아하는 콘텐츠 보기, 독서, 글쓰기를 통해 '의욕 한 스푼'을 살짝 넣어본다. 그렇게 다시 일어나서 몸을 움직인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조금 더 소중히 여기고 긍정하는 날로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