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생각 끄집어내기 프로젝트 v.1.0.0

레이21 2021. 7. 16. 22:00

스스로에 대한 키워드를 뽑는다면, '걱정이 많은 편' '고민이 많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평소에 고민과 걱정이 많은 편이다. 왜 이렇게 고민이 많은지, 고민만 하다가 반나절을 보내고, 소위 '걱정 인형'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올 해 들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왜 내가 이 고민을 하고 있지'라고 말하며, 고민이 끝없는 꼬리를 만들기 전에 앞서서 고민의 근원을 찾아보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시도들 중, 나만의 '생각 끄집어내기' 방법을 조금씩 시도해보고 있다. 고민은, 형체가 없다. 내 머릿 속에만 존재하고, 없애려고 하면 빠르게 도망가는 녀석이기 때문에, 붙잡아서 형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꼬리라도 붙잡기 위해 스케치북을 펼쳤다. 스케치북을 펼치고 그, 고민의 주제에 대해서 써내려간다. 집중력이 길어서 하루종일이라도 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은데, 집중력이 오래가지 못하므로 타이머를 30분 맞춰놓고, 그 시간동안 최대한 집중해서 써내려간다. 핸드폰/노트북/태블릿과 멀어진 채, 온전하게 스케치북을 채우는것에 집중한다. 

머리에 그 주제 관련된 찌꺼기가 하나도 남지 않고 끝까지 갔다-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내 생각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러면 현재의 내 생각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고, 머리속이 조금은 비워진듯한 느낌이 든다. 생각이 형체화되니, 내 고민은 현재 내 상태에서 할 수있는 고민이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보자, 라는 현실에 뿌리를 둔 발전적인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걱정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그 중 스스로 이상향으로 두는 것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증이나 혹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들로부터 오는 걱정들은, 예전만큼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노력하고 있다. 살다보면 기분 좋은 날도 있고, 힘든 날도 있고(빠르게 안 좋은 감정을 털어버리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더위에 약해서 무더운 날은 전반적으로 지치는 날도 있는 법이다.

걱정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그저 순간순간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하루 나의 컨디션은 몇점이고, 감사한 점은 무엇인지, 반성할점은 무엇인지, 다음에는 어떤것을 개선시켜야지와 같은 작은 다짐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시 새로운 하루를 감사하게 시작할 수 있는, 그런 하루하루들을 만들어나가는 작은 노력들을 계속 시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