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서 공간

<굿라이프> 인생의 맞바람과 뒷바람

레이21 2021. 8. 28. 22:26

최인철 교수의 책, <굿라이프>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품격있는 삶> 파트에 있던 내용 중 하나가 마음에 남아서 작성해보는 글. 

 

<인생의 맞바람과 뒷바람을 모두 아는 삶>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갈때와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올때의 비행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약 두시간 정도 차이가 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제트기류로 인해 미국으로가는 비행기는 뒷바람의 혜택을 입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는 맞바람의 저항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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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삶을 더 부드럽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뒷바람의 힘에는 둔감하면서, 우리의 삶을 더 어렵고 거칠게 만드는 맞바람의 힘에는 예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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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붙고 있는 뒷바람은 무시한 채 앞에 있는 맞바람만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자마자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맞바람의 힘에 예민하게 군 것, 뒷바람에 감사하지 않았던 것. 바람이 분다는 것 자체가 맞/뒷바람이 공존하지만, 나에게 보이는 건 오직 맞바람 뿐이었던 지난 날이 떠올랐다. (지금도 그런 면이 많지만) 뒷바람으로 더욱 순항했던 나날들이 많을텐데, 나의 뒷바람을 인식하고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나온 비유도 현실적이면서 재밌었는데 - 인문학 교수는 실험 요약만 써도 논문이 통과되는 자연과학 교수보다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자연과학 교수들은 검증 없이 자신의 생각을 쓰기만하면 되는 인문학 교수보다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책에 나온 비유 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는 것'처럼 최근 내가 현재 상태를 바라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결국 항해다. 바람이 불어오고, 가끔 파도도 치고 번개도 치지만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는 것. 당장의 현실에 급급하며 살아가다 보니 마음의 여유와 방향성 마저 잃기도 하지만, 뒷바람을 타고, 맞바람을 헤치고, 나아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악동뮤지션의 <항해> 앨범이 떠오르는 밤이다. 노래를 들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NewORF3VFeA&list=OLAK5uy_nFQRM2uZ2n_LRJKXX22AZiqgt-G_50Q2U&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