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서 공간

<이기적 유전자> 독서 모임 시작 - 리더런

레이21 2021. 9. 4. 23:25

저번 특강을 들은 리더런에서 새로운 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바로 이번주 월요일부터 시작했는데, 이번에 내가 참여한 책모임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이다.책의 두께는 현재 읽다가 잠시 넣어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보다는 덜 두꺼우나(너무 길어서 잠정 중단했다) <이기적 유전자>도 종이책으로 5백 페이지가 넘는, 일명 '벽돌 책'이다.

출퇴근길에 보려고 이북으로 <이기적 유전자>을 보고 있는데, 한 주 진행해본 소감은 '정말 어렵다'라는 점. '인간은 생존기계다'라는 파격적이며 극단적인 주장을 과학적인 근거들과 다양한 이야기들로 차례차례 견고하게 설명해나간다. 

우선 어렵게 느껴지는 점 중 하나는 용어다. 그나마 리처드 도킨스가 이 책을 일반생을 대상으로 해서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이는 편인데도, 역시 어렵다. 어린 시절 과학시간에 배운 것처럼, 세상은 특정 원리로 이뤄져있으며, 생물학적으로 보면 동물과 인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의 존엄성이라던가, 도덕성 등은 주제가 아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생물학적으로, 화학적으로 인간을 파헤치는 게 낯설다) 그에게 인간은 자연에서 살아남고, 가장 정교하게 만들어진 유전자의 생존기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차례차례 펼쳐져 나간다. 

이 책의 주요 주장은 바로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기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책을 조금씩 읽어나갈수록, 왜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와 종교가 배척점에 서게되었는지 이해가 되는 한 주였다.(리처드 도킨스에게 세상을 창조한 신이란 없는 것이다. 한 챕터만 읽어도 그가 무신론자임을 여력히 알 수 있다.)

서문부터 4장까지, 조금씩 읽어나가며 문장을 발췌하고 있다. 하루에 일정 챕터를 읽고, 독서모임 카톡방에 서로가 뽑은 문장들을 뽑는다. 각자가 뽑은 문장이 다르고, 각자가 생각하는 바가 달라서 재밌다. (정말 이것이 없었다면 혼자는 절대 못 읽었을 것 같은 책이다) 

  • 우리는 생존 기계다. 즉 우리는 유전자로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운반자다. p23
  • 동물이 현재까지 알려진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면서도 완벽하게 설계된 기계 p24
  • 어느 시점에 특히 주목할만한 분자가 우연히 생겨났다. 이들을 자기 복제자라고 부르기로 하자. 자기 복제자는 가장 크지도, 가장 복잡하지도 않았을 수 있으나 스스로의 복제물을 만든다는 놀라운 특성을 지녔다. p42 ~ 43
  • 40억년이란 세월 속 고대 자기 복제자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절멸하지 않았다. ... 그들은 당신 안에도 내 안에도 살아있다. .. 기나긴 길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이제 그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며 우리는 그들의 생존 기계다. p47
  • 유전자 - 컴퓨터 프로그래머 처럼 간접적으로 자기 생존 기계의 행동을 제어한다. 유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미리 생존 기계의 체제를 만드는 것 뿐이다.
  • [유전자는 도박꾼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예측이란 불확실하게 마련이다. 생존 기계가 내리는 결정은 모두 도박이다. .. 진화라는 카지노에서 쓰이는 판돈은 생존이다. ... 장기적 안목에서 당신의 유전자가 살아남는 기회를 최대화하도록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p84~85

뽑은 문장, 다시 봐도 어렵다. 이 책을 끝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하면 아직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함께 읽기로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과학자가 인간/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어려운 숙제를 같이 풀어나가는 9월을 보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