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공간

어땠을까, 그때 내가 그랬더라면

레이21 2021. 9. 3. 23:21

https://www.youtube.com/watch?v=iT267zwmFBw

내가 그때 널 잡았더라면, 너와 나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어땠을까, 어땠을까 -

 

간만에 친구와 저녁 약속을 잡았다. 오늘은 그럭저럭 큰일 없이 지나간 하루, 재빠르게 지하철 역에 도착하지만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았기 때문일까, 지하철에 유난히 사람이 꽉 찼던 금요일 저녁이었다. 오늘은 살짝 자리 선점에 미스가 있어서 꽤 오래 서서 가야했지만 막판에 앉을 수 있어서 조금 숨을 골랐다. 곧 도착한다는 카톡을 주고받으며 잠시 멍을 때리다가 약속 장소가 있는 역에 내려서 식당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조금 일찍 도착한 친구가 먼저 음식을 시켜뒀고, 가방을 내리고 바로 맛있게 저녁을 먹으며 최근 근황 얘기를 했다. 

회사 얘기, 최근 진행하고 있는 얘기, 그리고 친구 얘기, 10대 때부터 친구였던 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 범위가 넓었고, 친구로 인해 지금은 만나지않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다.  현재 우리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친구가 겪은 일을 최근 내가 겪고, 내가 겪은 일을 친구가 최근에 겪은 것을 보면 참 사람은 직접 경험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구나 - 를 다시금 깨닫는다. 각자가 각자만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고, 우리 역시 우리만의 자리에서 서성이며 살아가고 있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주변에 있는 학교 담벼락을 타고 산책을 했다. 이런 저런 얘기가 쏟아졌고, 최근에 하고 있던 여러 생각들도 쏟아낸다. 말이 없을 때는 말이 없어도, 각자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해도 어색함이 없는, 소중한 저녁 시간을 보냈다. 산책을 하다가 시간이 늦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휴식을 취하며, 오늘 하루와 딱 맞는 노래를 들어본다.

<싸이 - 어땠을까>

가사 자체만 보면 사랑 노래지만, '그때 그랬으면 어땠을까'라는 회한의 정서가 가득 담긴 노래다. 사실 이 노래가 나왔을 당시에는 단순히 사랑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단순히 사랑 얘기를 넘어서, 이미 지나간 과거를 돌이키는 - 그리움이 가득한 노래로 들린다. 현재 나를 만든 과거의 선택에 대해서 - '그때 이 선택 말고 다른 선택을 했으면 지금 나는 어땠을까?' 라고 생각해보게 한 노래.

과거의 내가 선택한 어떤 길이 현재의 나를 만든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작은 생각이 들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고민 말고 또 다른 고민에 봉착하고, 헤쳐나가고 있을 것만 같았다. 평행 세계가 있다면, 그 세계의 다른 선택을 한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해본다.